축구공의 역사

오줌보가 가죽공으로


축구는 고대사회의 전쟁문화를 상징했다는 흥미로운 설이 있다. 축구공은 구형(刑), 원형(圓形), 유익물(有益勿), 구체(具體), 볼, 발사체(體)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왔다. 최초의 축구공은 사람의 두개골로 4세기 경 브리튼 섬의 주민들이 그곳을 침입해온 딘족장군의 두개골을 차며 승리를 축하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또한 중국인들이 사용하던 공은 삼베로 속이 가득 채워진 가죽공이었으며, 이집트인들은 밀짚 혹은 곡류 껍데기로 만든 색깔있는 천으로 만든 공, 그리스 로마인들은 거세한 소의 방광을 꿰메서 만든 공,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유럽인들은 동물의 갈기를 채워서 만든 타원형 공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 외에도 축구공은 중세 시대 이후 여러 가지 모습으로 바뀌어 소나 돼지의 오줌보에 바람을 넣은 것을 비롯, 동물 가죽에 털을 넣은 공, 새끼 줄을 둥그렇게 말아 만든 공 등 지역에 따라 갖가지 형태를 보였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튜브 안에 공기를 집어넣은 가죽으로 만든 공은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의 토솔리니, 발보네시 그리고 폴로라는 세 사람에 의해 고안된 것이다. 1900년대 중반까지 공의 색깔은 밤색이었으며 그 후에 흰색으로 바뀌었다.

1872년, 잉글랜드축구협회가 '축구공은 가죽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을 세우면서 오늘날의 가죽 축구공이 탄생하였다. 공기를 불어넣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게 한 가죽 축구공은 1963년 미국 코네티컷에 사는 찰스 굿이어의 아이디어로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축구공은 과학의 발달과 함께 더욱 발전하였으며 1970년 멕시코 대회 때부터 월드컵 공식구가 처음 채택되었다.

축구공의 역사. 옛날 축구공 모습


공인된 축구공이 되려면


대한축구협회의 규정집에 나오는 볼에 대한 정의를 보면 "볼은 둥근 모양이어야 하며, 가죽 또는 알맞은 재질로 되어 있어야 한다. 둘레의 길이는 68cm(27인치) 이상, 70cm(28인치) 이하여야 하며, 경기 시작시 무게는 410g(14온스) 이상, 450g(16온스) 이하여야 한다. 또한 공기 압력은 해면에서 0.6 기압 이상, 1.1기압 이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경기 중 볼이 터지거나 바람이 빠졌다면 경기를 중단하고, 교체된 볼로 처음 결함이 발생된 장소에서 드롭 볼로 재개한다. 만일 킥오프, 골킥, 코너킥, 프리킥, 페널티킥, 드로우인 등 인플레이가 아닐 경우 경기는 상황에 따라 재개한다. 또한 경기 중에 주심의 허락 없이 볼을 바꿀 수 없다고 나와 있다.

(1) 축구공의 규격


축구공의 사이즈는 3가지로 나뉘는데 3호 사이즈는 8세 이하의 어린이용, 4호는 8~12세의 초·중학생용, 5호 사이즈는 국제적으로 적용되는 시합용으로서 가장 보편적인 동시에 13세 이상이 하는 대회에서 사용된다.

공은 둘레가 70cm이고, 폴리에틸렌 찌꺼기를 폴리우레탄으로 감싼 것으로 방수처리가 되어 있으며, 무게는 0.5kg 이하여야 한다. 이 외에도 1호, 2호 사이즈의 볼은 연습용으로 사용된다.

(2) 외피(Cover)


외피는 거의 합성가죽으로 제작되는데, 흔히 축구공의 품질을 따질 때 외피의 종류로 분류할 만큼 외피 원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외피의 종류 및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PU(Polyurethane)
주로 공식시합용에 사용되며, 촉감이 부드럽고 탄•력성이 뛰어나 고급소재로 분류되는데, PU 중에서도 일본산 혹은 영국산 원단이 주를 이룬다.

2) PVC(Polyvinyl Chloride)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재로 내구성이 뛰어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일반인들의 시합훈련용으로 적합하다.

(3) 바늘땀(Stitching)


대부분의 축구공은 18개 혹은 32개의 패널(panels)로 구성되며 공식사용구들은 32개 패널로 디자인된 것을 주로 사용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축구공은 12개의 정오각형과 20개의 정육각형 가죽을 잇대어 만든 32면체이다. 바늘땀은 여러 겹의 폴리에스테르(polyester) 혹은 질긴 소재의 굵은 줄을 엮어서 사용하며 고가의 제품은 수(手)작업으로 제작되고 중저가 제품은 기계로 만든다.

이러한 5각과 6각은 5대양 6대주를 상징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게다가 우연히도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부터 32개국이 본선에 진출하는 바람에 12개의 5각형과 20개의 6각형, 즉 32개의 외피조각으로 이루어진 축구공의 모습이 그 상징성을 더하기도 했다. 이 모양은 1960년대에 아디다스사가 처음 개발하여 널리 퍼졌다.

(4) 내피(Linings)


내피는 공기주머니(bladder)를 감싸주는 것으로 주로 폴리에스터와 면의 합성소재가 사용되며 고품질의 경우, 3~4겹의 내피로 구성되기도 한다.

(5) 공기주머니(Bladder)


공기주머니는 주로 천연고무, 라텍스(latex), 뷰틸(butyl) 등으로 만들어진다.

축구공의 역사, 현재 축구공의 모습


피버노바가 만들어지기까지


현대 축구공의 역사는 FIFA의 공식 파트너인 아디다스사와 함께 계속되고 있다. 월드컵에서 사용된 축구공의 역사를 보면 다음과 같다.

- 1963년 FIFA가 최초로 인증한 축구공 '산티아고'가 있다. 그후 스포츠용품 회사인 아디다스사는 월드컵 공인구 개발권을 확보하면서 축구공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 최초의 월드컵 공식구는 70년 멕시코대회 때 채택된 아디다스의 텔스타'로 현대 축구공의 효시라고도 불려진다. 텔스타'는 1974년 서독월드컵까지 2회 사용되었다.

- 1978년 '탱고'라는 제품이 개발되었으며 1982년 스페인대회에선 '탱고 에스파냐로 불렸다.

- 1986년 멕시코대회 땐 100% 인조가죽공인 '아즈테카가 개발되었다.

-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땐 '에트르스코 유니코가 공식구로 사용되었다.

- 1998년 프랑스대회 땐 '트리콜로'가 공식구로 채택되었다. 이 공식구에는 신택틱폼(syntactic foam)이라는 혁신적인 기술이 적용되었다. 미세하면서도 극도로 압력이 높은 공기방울들이 일정한 크기로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공의 반발력과 탄력, 회전력 및 컨트롤을 극대화시켜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

- 2002 한·일 월드컵을 6개월 앞둔 11월 30일, FIFA의 공식 파트너인 아디다스는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월드컵 본선에서 사용될 공식 '피버노바'를 공개하였다.

'피버노바'란 '찬란히 빛나는 스타들의 열기' 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열기를 뜻하는 '피버'와 신성(별)을 뜻하는 '노바'의 합성어이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공식구인 '트리콜로' 를 개량해 회전력과 반발력, 정확성을 높였다.

특히 검정색, 흰색 위주거나 색을 약간만 입혔던 보수적 디자인에서 완전 탈피한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황금색은 한·일 양국이 월드컵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에너지를, 붉은 색 불꽃 문양은 양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상징하는 불의 이미지를 각각 의미한다. 그리고 터번 엔진을 형상화시킨 네 개의 삼각모양은 한·일 양국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상징하는 불의 이미지를 각각 의미하고 세 겹으로 구성된 기본 패널은 새롭게 개선된 3차원적인 기능성을 가지도록 하여 공을 항상 정확히 컨트롤 할 수 있게 하고 공의 진행방향을 쉽게 예측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강력한 프리킥과 절묘한 코너킥에 의한 슛은 선수들의 실력과 과학이 만들어낸 하나의 기술이라고 볼 수도 있다.

축구공이 만들어진 소재를 보면 천연가죽 위에 3차원 기능직물을 입히고, 여기에 고압력의 '신택틱 폼(Syntactic Foam)'을 처리하여 다층 패널을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다층 패널은 슛의 정확성을 보장해준다. 2002 월드컵 공인구인 피버노바의 경우 실제로 35m 거리에서 로봇이 볼을 치는 실험을 2,000번 실시한 결과, 목표지점에 공을 맞히지 못하는 횟수가 3번 정도였다고 한다. 이는 예술적 디자인(획기적인 외관 변화)과 과학적 디자인(plastic foaming 기술)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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