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제학을 아시나요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흔히 미국의 4대 프로스포츠를 말할 때 사람들은 미식축구(NFL), 메이저리그 야구(MLB), 농구(NBA), 아이스하키(NHL)를 꼽는다. 여기에 하나 더해 자동차 경주인 NASCAR까지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무엇일까? 정답은 미식축구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미식축구의 인기를 설명하고 있지만, 아마 그 중에서 가장 타당한 것은 미식축구의 경기형태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즉 경기장을 마치 토지를 구획정리 한 것처럼 구분하여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공격과 수비로 나뉘어 다툼을 벌이는 경기형태가 가장 미국적인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미식축구의 인기 원인을 설명하는 가장 그럴듯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 어떤 사람은 좋은 말로 미식축구 경기가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개척정신인 프론티어(Frontier)정신을 표현하고 있다고도 하고, 다른 쪽에서는 서부 개척시대에 인디언들로부터 땅을 빼앗는 과정에서 나타난 폭력성이 그대로 나타나는 경기라며 미식축구 경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어쨌든 미식축구는 미국인들에게는 그들의 역사와 그 축을 같이하는 국민스포츠로 우리의 축구와 비할 만한 스포츠다.

참조: 3월의 광란

미식축구 경기하는 모습


미식축구 유래


이러한 미식축구는 1869년 프린스턴(Princeton)과 럭거스(Rutgers)대학이 최초로 대학 간 미식축구 경기를 벌여 럭거스가 6대 4로 승리한 것에서 시작된다. 이전에도 이와 유사한 경기를 하였으나 미식축구 명예의 전당에서는 이 경기를 미식축구의 효시로 인정하고 있다. 한편 프로미식축구리그의 경우 1922년 미국 프로 풋볼 협회가 내셔널 풋볼 리그(National Football League)로 명칭을 바꾸면서 태동하기 시작해 1925년 프로미식축구가 출범하게 되었다.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인 NFL은 매년 9월에 시즌을 시작하여 12월까지 팀당 16게임을 갖게 된다. 총 32개의 팀을 16팀씩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AFC)와 내셔날 풋볼 컨퍼런스(NFC)로 나누고 이를 다시 지역별로 동서남북 4개 지역에 4개 팀씩 배정하여 리그를 진행한다. 각 지역의 우승팀들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대망의 슈퍼보울에 진출하게 된다. 37회 슈퍼보울인 2003년에는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와 오클랜드 레이더스가 경기를 벌여 48대 21로 탬파베이가 슈퍼보울을 차지하였다.

미국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 슈퍼보울


슈퍼보울이란 미국프로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으로 미국 스포츠 이벤트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그 규모가 어느 정도 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TV 시청률이다. 2003년 37회 슈퍼보울의 경우, 1억 3765만 명이라는 천문학적인 시청자가 슈퍼보울경기를 6분 이상 시청하였다고 주관 방송사인 미국 ABC 방송국은 발표하였다. 또한 미국 내 시청률도 40.7%로 미국 내 연간 방송 프로그램 중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슈퍼보울이 열리는 1월 셋째주 일요일을 '슈퍼보울 홀리데이'로 지정하여 재외관공서와 군기관 그리고 학교 등에서도 휴일로 갖는 등 국가적인 행사로 슈퍼보울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폐막 다음날을 국가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하여 논란이 있었던 우리나라의 경우와 비교하면 스포츠가 미국인의 생활에 얼마나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슈퍼보울은 하나의 미식축구 경기로서 뿐만 아니라 대형 연예이벤트로서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식전 행사, 하프타임 공연 등에 세계의 슈퍼스타들이 총 출동하여 슈퍼보울의 흥미를 북돋음으로써 단지 스포츠 이벤트의 차원에서 벗어나 종합 연예이벤트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미식축구 경기장 전경


슈퍼보울에 담긴 경제학


천문학적 광고료


그러나 슈퍼보울을 단순히 하나의 대형 스포츠 이벤트만 보아서는 안 된다. 그러면 또 다른 무엇이 슈퍼보울의 가치를 높이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슈퍼보울에는 경제학이 담겨져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스포츠 경제학이라는 분야가 생긴다면 슈퍼보울이 그 주교재가 될 것이다. 슈퍼보울은 경제학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먼저 엄청난 시청자가 슈퍼보울을 시청하고 있는 관계로 많은 광고주들이 슈퍼보울에 광고를 하고자 줄을 서고 있다. 이에 광고료도 천문학적인 액수를 보여주고 있다. 2003년 경우 30초당 광고단가가 220만 달러(약 26억 원)로 이는 1초당 1억 원에 가까운 엄청난 액수이다.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30초 광고료가 60만달러(약 7억 원)였음을 생각할 때 슈퍼보울의 진가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슈퍼보울의 광고료는 정치, 경제, 사회적인 요인에 의하여 많은 영향을 받는다. 2002년의 경우, 2001년에 있었던 9.11 테러로 인한 기업의 긴축재정으로 그 전해의 30초당 220만 달러에서 200만달러로 감소되었다. 그러나 광고료만이 슈퍼보울이 가지는 경제학적인 의미를 말해 주는 것은 아니다.

경제전반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 제공


바로 슈퍼보울에서 나타나는 광고의 형태 또는 업종이 지니는 경제학적인 가치이다. 슈퍼보울은 시기적으로 일년의 시작인 1월에 열린다. 그러므로 슈퍼보울에 나오는 광고를 통하여 그 해 광고시장의 동향은 물론 경제 전반까지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예를 들어 한창 벤처기업이 성장하던 2000년의 경우 전체 슈퍼보울 광고 33개 중 16개를 인터넷 관련 사업체가 차지했다. 이러한 인터넷 업체의 슈퍼보울 광고 진출은 벤처기업의 거품이 빠지면서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하여 2001년에는 단 3개의 인터넷 기업만이 슈퍼보울에 광고를 하였다. 2003년의 슈퍼보울 광고의 경우에는 펩시와 버드와이저 맥주로 유명한 앤호이저부시(Anheuser-Busch)가 중요 시간대 광고를 차지하면서 2003년 미국 경제에서 음료업계의 강세를 예고하였다. 이렇듯 슈퍼보울에서의 광고는 단순히 한 업체를 광고하는 차원을 넘어 그 해 미국 광고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주고 경제 전반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거대 스포츠 이벤트가 가지는 또 하나의 경제학적인 특징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세계에서 브랜드 파워가 가장 높다는 코카콜라, 맥도날드, 나이키 같은 기업들이 지난 5년간 슈퍼보울 광고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이를 미국의 종합일간지인 USA투데이는 '슈퍼보울에 쏟아지는 조명이 너무 뜨거워서' 라고 분석하고 있다. 수많은 미디어와 산업계 관계자가 슈퍼보울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광고에도 시선이 집중이 되고 자연스럽게 광고에 대하여 평가를 하게 된다. 이러한 평가를 통해서 그들은 최고의 광고, 최악의 광고를 뽑는 품평회를 갖게 되며, 여기서 최악의 광고로 선정될 경우 그 후유증이 크다. 최악의 광고로 선정될 경우 기업의 선호도나 인지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광고를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러므로 슈퍼보울에 대한 막대한 관심으로 인하여 대기업들이 슈퍼보울 광고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슈퍼보울이라는 거대 스포츠 이벤트가 가지는 또 하나의 경제학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경제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슈퍼보울은 또한 지역경제의 발전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2000년 제34회 슈퍼보울을 유치한 조지아주의 경우 슈퍼보울을 통하여 올린 수입은 무려 2억 9200만 달러(약 3220억 원)로 1분당 약 53억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입에는 경기장 입장료, 기업과 방송국의 체재비, 숙박, 식음료 등의 분야 등이 포함된다. 특히 전체 입장 관중 72,625 명 중 65,250명이 외지에서 온 관계로 숙박, 식음료 분야에서 막대한 수입을 올렸다. 이에 모든 프로팀 연고지들은 슈퍼보울을 유치하기 위하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슈퍼보울은 경제학에서의 수요와 공급의 법칙과 같이 광고, 지역경제 등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면서 하나의 경제 현상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대회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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